어설프면 소탐대실 합니다
난초보 시절에
전주의 모산으로 난초 선배님들을
따라 산채를 간적이 있었네요
초보 시절이라
배워가며 물어가며
산채를 시작하였는데
골짜기를 한 두개쯤 넘고
산의 정상부에서 하단 쪽으로
물이 흐르고 지나간 반음지의 골짜기를 지날때였다
요놈이 난초는 분명한데
짧기는 더럽게 짧아 한 10센티 내외이고
넓기는 더럽게 넓고 두껍기는 꼭 만년청
같은 놈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에 가까운 바탕에 실처럼 하얀 줄이
잔뜩 묻어있어 꼭 쑥이 올라온것 같았다
가까이 다가가
가만히 바라 보니
한촉 두촉 세촉 이런식으로
열 몇가보는 되는것 같았다
지금 같으면 난리가 났겠지만
초보 시절이라 아무생각 없이
실한놈 하나만 캐어 가방에 넣었다
그날의 운이 좋았는지?
지나고 보면 억세게 재수 없는 날인데 ㅎ
입변 중투 한촉과 끝이 둥근 환엽 두촉을
했으니 기분이 완전히 최고였다 ㅎ
기분좋게 하산을 하려고
능선에서 잠시 쉬면서 산채품을
꺼내 놓고 싱글 벙글 하고 있는데
그중의 한놈 (왕산반 단엽 ) 더럽게 못생긴데다
난초에 연미가 나면 감상 가치도 없고 희소성도
떨어 진다는 내용을 모난잡지에서 본 생각이
갑자기 떠오른다
에라이 모르겠다
못생긴 놈을 산에다 묻어두고
중투 캤다고 자랑하며 밥도 사고
싱글 벙글 울산으로 돌아 왔다
까맣게 잊고 지내다
난초 선배에게 얘길 했더니
"이그 미친놈아
그게 산반 단엽이여
난초잎이 두꺼우니까
자라려고 힘쓰다 보니
갈리지는거고 에라 난초때려쳐 "
정신이 번쩍들어 캐오겠노라고
다음날 휴가내고 그산을 가 봤는데
거기가 거기같고 ㅋ 그장소를
도저히 찾을수가 없어 헛걸음 쳤었다
아마도
누군가 대박 났거나
지금도 그놈의 웬수같은 난초는
산에 있을지 모른다 ㅎ
진주의 애란인 분들
진주 어디선가 만년청 닯은
산반 단엽 캐면 나하나 줘야 돼요 ㅎ
꿈의 난초
소운 / 홍 성환
이눔아
네가 난초는 맞냐,
울틍 불퉁
만년청 닮아 갔고
디지게 못생겼구나
시커먼 이파리에
쉰머리같은 하얀줄은
잔뜩 그어놓고 생긴 네놈 모습이
난초중의 깡패라
쳐먹고
옆으로 살만쪄서
중간 뱃살은 갈라지고
크기는 짤막한게
우짜면 그렇게 생겼다냐
에고 에고 아까워라
하나라도 가져왔으면
요러코롬 애타지는 않을텐데
애란인 여러분 난초는 인연인가 봅니다
이얘기는 제얘기를 솔직하게 적은 글입니다
평상시 난초공부 많이 하셔서 저처럼
바보 같은짓 하지 마셔요 ㅎ
사진은 그런 산반 단엽을
사진으로 본적이 없어 못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