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초롱 눈망울
아버지의 직업이 군인이라 군부대가 가까운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천도리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친구들과 어울려 뒷산에 다람쥐도 잡고 두꺼운 얼음위로 스케이트도 타고 노는데 재미를 붙이고 보냈다
다람쥐 잡기는 대막대기 끝에 올가미를 만들었다 산기슭 바위틈에 다람쥐가 많았다 올가미를 가까이
가져가 좌우로 또는 동그랗게 놀리면 다람쥐는 장난을 좋아한다. 그러다 당기면 한마리를 잡는다
어린나이에 다람쥐 잡기 달인이 되었고 재밌고 하루해가 짧다 겨울철은 스케이트의 계절이다
친구들이랑 또래 아이들 넓은 얼음판이 놀이터로 최고장소다 스케이트 타는데는 이미 선수가 되었다.
여자친구 소영은 내 노는 모습을 마냥 구경만하고 있다
소꼽친구로 친구들중 얼굴도 이쁘고 초롱초롱한 눈망울 보기만 해도 가슴설랜다 과거엔 말괄량이 였는데
요즘 들어 말수가 적어졌다
나는 얼음 지치기로 하루 보내기도 바빴는데 뭔 일인지 종일 나만 보고만 있다 같이 놀아주면 하고 기다리는 듯
얼굴을 볼때면 생긋 웃어 보인다 그러던중 고교진학을 춘천으로 가게 되었다 학업에 전념하여 보냈고 열심히
공부한 성적은 반에서 2등, 머리를 싸매고 열심히 해도반에서 2등 얼시구~~ , 1등친구는 여유가 있다
학구파로 운동은 못하지만 공부만은 1등을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나는 고민을 했다 나도 1등 한번해보자 궁리끝에 시험일 다되어 친구한테 스케이트타러 가자고 구설였다
시험 준비기간이라 안된다고 거절했으나 딱 한번만 가보자고 했고 그래서 둘은 시험준비를 제쳐두고
하루를 얼음위에서 놀고왔다 친구는 다리가 아프고 생몸살이 났다 나는 평소 튼튼히 단련한 다리로 거뜬하게
시험을 쳤고 처음으로 1등을 했다 비겁하였지만 한편으로는 통쾌했다
그러던 중 집에서 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용건은'이번주는 꼭 집으로 오느라' 라고 당부를 하신다
이른 아침 숙소정리를 하고 바쁘게 집으로 갔다 어머니 왈 '옆집 딸래미 소영이가 아프다'
많이 아프다' 병문안 가야한다고 같이 길을 나서신다 병원에 도착하니 소영이는 얼굴이 창백했다
나없는 동안 몸이 아파 투병중이었다 어릴때 같이 놀던 천진난만한 모습은 어디로 가고 몸은 여위고 혈색은 밝지 않았다
소영과 둘이서 대화를 나눴다 '왜 미리 연락하지 않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너인데 너 몰랐니?'
나는 갑자기 가슴이 멎는기분이다. 물론 나도 너를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표현을 못했을 뿐인데, 눈가엔 어느새 눈물이 촉촉하다
나는 소영 손을 잡고선 '내가 미안하다' '나도 소영이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말했다 동시에 슬픔과 회한의 눈물이
쏟아졌다 아프지만 초롱초롱 예쁜 눈망울은 그대로이다
마지막 모습이 어찌 그리도 고울까 그렇게 하여소영과의 인연은 그때가 마지막 이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이시점 과거의 잃어버린 내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
추억으로 남기고 영원히 간직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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