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회의 첫 발을 부동산으로 시작한지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난에 입문한 시기가 1985년이었으니까.
지금으로부터 37년 정도 되었나요?
누구나 겪는 과정이듯이, 충동을 억제하기 힘든 젊은 시절이라.
여기저기서 닥치는 대로 한참 구입하고 계산해 보니,
어느덧 대도시 2층 단독주택 두 채 값을 자생란에 쏟아 붓고 있던데요.
딱 성냥개비 만큼한 이름도 없는 찌질한 중투 한 촉에 100만 원 하던 시절이라,
당시의 집 두 채 가격이라도,
좋은 품종 같은 경우에는 몇 개 구입하지도 못했던 그런 어이없는 시절이었고.
자생란에 대한 열정이 지나친 나머지,
전남 화순군 도곡면에 위치한 산 6000여 평을 구입하고서,
대략 3년 동안을 그 동네 제각(평소에는 비어 있다가 명절 때만 제사 모시는 집)에서 기거하면서.
난초와 함께 했던 적도 있는, 그런 미친 놈이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자생란 가격이 천정을 모르다 보니, 야바위 사기꾼들도 많았던 시절이었는데.
중국.일본 춘란을 국적 세탁해서 자생란으로 둔갑시키거나,
제초제 뿌려서 서반이나 호피반 만들고, 왜화제 뿌려서 단엽 만드는 것은,
당시 야바위꾼들의 기본중의 기본이었고,
직접 본 바는 없으나, 꽃대 올라오는 시기에 맞춰서 붉은색 염료에 담가서
가짜 색화 만든다는 소문(특히 소심 종류에)이나,
제가 직접 경험했던 가짜 색화 중에는, 일반 춘란 꽃대를 자른 다음,
이름도 알 수 없는 붉은색 꽃을 접착제로 붙인 것을, 거액을 주고서 구매해 보았던 적도 있었는데요.
이를 계기로 너무 실망한 나머지,
몇 십 년 동안을 난계에 아예 발길을 끊어버리기도 했었지요.
그러나, 인간과의 관계는 끊었을지라도, 난에 대한 열정은 어쩔 수 없어서.
그 동안에도 1년에 4~5차례 정도,
한번 내려가면 대략 10일 정도의 일정으로 산속을 헤메다 오는 일을 이제껏 해 오고 있는데요.
누가 들으면, 이 정도 열정을 가졌으니 집안에 희귀난초가 가득할 것이라 생각하시겠지만,
사실은, 이제 처음 입문한 집보다도 더 적은데요, 이유가 있습니다.
제 난초는, 시설 안에서 화분 속에 기르지 않고 소나무 밑의 노지에서 기르고 있다 보니.
무늬가 좋은 자생난초나 일본이나 중국난초는,
혹독한 겨울을 이기지 못하고 죽어나간 것이 1차 원인이고,
지난 3년 전, 대전에서 현 위치의 논산으로 귀농할 때,
너무 바쁜 나머지 겨울철 보온을 대충하는 바람에,
당시에 대부분의 난초들이 얼어 죽고 말았는데요.
이제 다시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서, 지난 1월 초에도 10일 동안 산속을 헤맸지만,
쓸만한 난초는 구경도 못하고 빈손으로 하산하고 만 지라.
온라인에서라도 구입코자 찾아낸 곳이 이 동네 난나라였습니다.
옛 말이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던데요. 하지만,
난초 주위에서 어슬렁거리는 야바위꾼들은,
37년 전 당시에나, 대명천지 밝은 요즘에나 하나도 바뀐것이 없이 매일반인 것 같은데요.
며칠 전 설날 연휴 때 구입한 난초들 중, 오늘 하나가 처음으로 배송이 되었는데,
실생이 아닌 배양종이었습니다.
추위 때문에 다음 주 화요일 정도에 보내라고 했지만, 상관없다 고 배송된 난초는, 사실,
감탄할 정도로 완벽하게 포장을 잘해서,
영하 9도 아래로 내려간 오늘 아침의 강추위가 무색할 정도였는데요, 그러나,...
보내온 난초는 하등의 가치도 없는 배양종이더라 는 것입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전화를 하니, 별 말없이 반품하라고 주소 보내주기에,
곧바로 우체국으로 가져가서 착불로 돌려보내고 말았지만, 사실은,
오늘일 말고 어제 일도 있습니다.
산반 4촉을 8만원에 올려놓았는데, 벌브를 보니 분홍색이더라 는 것이지요.
하여 전화를 걸었습니다.
올려놓으신 산반 4촉 벌브에 분홍색이 들어있는 난초 구입하려는데,
색깔이 살균제등 인위적인 것이라면 반품하는 조건이다 고 했더니,
대나무 쪼개듯이, 인위적이 아니라 고 하던데요, 하여,
저도 두말없이 약속한 날짜에 입금을 했지요, 그리고,
다른 난초들도 구입할 목적으로 그 분이 올려놓은 난들을 보았더니
하나같이 벌브에 분홍색이 들어있던데요, 열 받아서 당장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직 상품이 배송되지 않았으니 환불하라 고 했더니,
잘못을 인정하면서 곧바로 입금하던데요.
제가 이 두 사례에서, 비록 피해는 없으나 화가 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동네에서 난초 판매 하시는 분들은,
모르는 사람에게 눈탱이 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들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분명하게 아니라고 하면 될 것을,
소비자가 꼬집어주어야, 그때야 못이긴척 하며 수긍을 하는 것도 그렇고,
판매 시 올리는 글에, 배양종이라고 분명하게 적시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모르는 척 하고 있다가, 구입한 소비자가 항의를 해야 그때야 환불을 해 주는,
이런 못된 짓거리를 하고 있으니,
누가 이 동네를 믿고 들어와서 자생란을 구입할 것이며,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발전은 없고 퇴보만 있을 뿐이며,
그것은 자신에게도 해당이 됨을 왜 모르는 것인지?
코로나 상황으로 소비심리가 바닥으로 가라앉은 요즘,
그나마 근근히 버티는 이 사이트에서라도 활동하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면서,
운영자님께 날마다 절을 해도 부족할 상황에서,
이렇듯 야바위나 치면서 팔아먹을 생각이라면, 지금 당장에라도 짐을 싸는 것이,
난나라에 들어오시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글 마지막에 적는데요,
오늘 배송된 배양종 난초에 관한 사항은, 먼저 난나라 운영자님께 알려드렸습니다. 하지만,
운영자님의 집요한 추궁에도 판매자가 누군지는 말하지 않았으니,
그렇게 아시고, 다음부터는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지난 연휴 때 구입한 난들이, 추위 때문에 대부분 아직 배송전입니다,
이 글을 올린 다음, 판매자 분들에게 문자를 보낼 것인데,
보내시려는 난초가 실생이 아닌 배양종이라면, 지금 바로 환불하십시오,
제가 아무리 멍청해도, 37년의 난 경력은 무시할 수 없어서,
아무리 배양종을 오래 키워서 실생과 비슷한 모습이라도, 그리고,
단엽같은 경우, 아직 어린 생강근 상태라고 할지라도,
한 두 번만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을 정도는 되고요.
그래도 의심스러우면 디엔에이 검사도 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 는 것이니.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은 하지 말자 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