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다 림
인생사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사람은 태어날 때도 기다려야 하고 죽을 때도 기다려야 한다.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기다림이 있다.
즐거운 기다림, 초조한 기다림, 안타까운 기다림, 슬픈 기다림 등등
설을 쇠러 내려오는 서울 사는 자식과 손자를 기다리는 시골 사는 부모의 기다림,
서울에 유학온 학생이 첫 방학을 맞아 고향을 찾아가려 손 꼽아 기다리는 기다림,
외국 사는 딸이 손자 손녀를 데리고 온다기에 공항 도착로비에서 눈 빠지게 기다
리는 기다림, 사랑하는 애인을 만나려고 약속 장소에 미리
와서 기다리는 기다림
등은 즐거운 기다림이다.
생사가 걸린 대수술을 하고 수술 결과를 기다리는 가족의 기다림, 경쟁율이
매우
높은 아파트 청약 응모를 하고 요행을 기다리는 기다림, 치열한
입시를 치르고
합격 여부를 기다리는 기다림, 용한 꿈을 꾸고 복권을 대량으로
사서 일확 천금
을 꿈꾸는 기다림 등은 초조한 기다림이다.
불치의 병에 걸려 장기의 기증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기다림도 있고
호스피스 병동에서 임종을 기다리는 슬픈 기다림도 있고
난 꽃이 피지 않아 10년을 물주고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드디어 첫 봉오리를
맺어 개화를 기다리는 설레이는 기다림도 있다.
미지의 난 꽃은 꽃이 피어버리면 기다림이 없어져 버리니 봉오리 상태로
있을 때 꽃을 기다리는 기다림이 최고의 기다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