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예찬
한국 춘란에 언제부턴가 수채화라는 이상한 꽃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10여년 전에도 들어본 적이 없었고 우리보다 난의 역사가 긴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새 누구나 알아주는 꽃으로 친근하게 우리 곁으로 왔다.
처음에 누군가가 작명을 했을 터인데 왜 하필이면 수채화인가, 물감을
묻힌 붓으로
꽃잎에 몇 번 덧칠한 것 같다는 의미로 작명을 한 것인가.
소학교 시절 때 누구나 경험한 적이 있는 미술시간에 에노구 붓으로 물감을 묻혀 도화지
에 막 그려서 선생님으로부터 수,우를 못받고 양이나 가
점수를 받은 기준 미달의
수채화란 말인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꽃 중에서 한국춘란의 수채화처럼 형식도 없고 규칙도 없는
파격적인 꽃을 본적이 없고 신이 장난으로 낙서를 해서 만들었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보통 인간이 좋아하는 꽃이라면 화려함이나 순수함이나 정숙함을 나타내는 것 일반적인
데 인간에게 사랑 받을 것 같지 않은 파격을 뜻하는 수채화가 존재하는 것은 신의 장난
이 아니면 해석이 되지 않는다.
쉽사리 인간이 기호하지는 않을 듯 하나 오히려 그 희소한 가치를 따져보면 어떤 종류의
꽃에도 존재하지 않는 파격의
미를 나타내는 귀한 꽃이 아니겠는가.
내가 맨 처음 수채화의 난 꽃 사진을 접했을 때 그 충격은 실로 대단하였고 분명 신이
소심이나 멋진 색화를 시샘했든지
난이 신에게 잘 못 보인 탓인지 마치 미인의 얼굴에
인두질을 해서 재기불능의
장난질을 한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드니 신이 어디까지
장난을 쳤는지 알고 싶어 수채화만 만나면 미친 듯이 수집을 하고 있고 언젠가 수채화
만으로 꽃 잔치를 열어서 최고로 파격적인 꽃을 찾아보려는 꿈이 생겼다.
아름다움이란 사람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순수함이냐,
화려함이냐가 기준이 아니고 멋진 파격의 미를 찾아서 인간이 신의 뜻을 찾아보는 것은 한국 춘란을 즐기는
또 하나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요즘 난 값이 폭락할 때 파격적인 수채화도 수집하기가 쉬워졌으니 한국춘란의 강점인
각양 각색의 수채화 꽃을 피워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