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모종 장사를 시작하면서 멀리했던 난나라에 오랫만에 들어왔습니다.
벌써 4~5개월 정도 됐나요?
그 동안에도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몇번이나 참았던 이유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배송 염려때문이기도 했지만.
먼저 구입한 난초들의 상황을 보면서 구입하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지난 번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저는,
다른 분들과는 달리 노지 소나무 밑에서 기르다 보니.
온실의 화초처럼 자란 난초들이, 과연 적응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었거든요.
제가 직접 산채한 난초는, 단 한 개체도 잘못됨이 없이 잘 자라고 있지만.
온실속에서 사람의 정성스러운 손길아래, 왕자나 공주님처럼 자란 난초가.
과연 갑자기 바뀐 험한 환경에도 적응을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던 것이지요.
이 문제는, 지난 글에서도 강력하게 언급한 인공 배양종 유통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데요.
모두들 이미 아시고 계시듯이,
배양종은 난초뿐만 아니라 다른 식물들에서도 대세가 되었습니다. 예로,
제가 이 동네 가입 전에, 바나나 무늬종을 구입한 일이 있었는데요.
번식해서 판매할 생각으로 거금 200만원을 주고 구입했지만.
구입 1년이 지난 현재, 같은 크기의 무늬종 바나나가.
제가 구입한 가격에서 정확하게 10분의 1로 곤두박질 치고 말았습니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난초라 하더라도.
배양기술이 사라지지 않은 이상, 대세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너무나 알고 있지만.
저에게는, 가격보다 환경적인 요인때문에 생존 가능성에 문제가 생긴다 는 것입니다. 즉,
당시 구입한 난초들 중 인공배양으로 의심되는 개체들이 몇 개 있었는데요.
과연 이 개체들이 험난한 자연상태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지요.
그런데, 제 경험과 짐작이 맞았습니다.
배양종으로 의심되었던 개체들 중, 이제껏 살아남은 것은 불과 한 개체에 불과한데요.
다시 말씀올리지만,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배양종은 이미 대세가 된 세상이고.
비록 인공으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최소 3년 이상 기르다 보면.
아무리 전문가라도 구별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지만.
자연상태에서 기르는 사람에게는, 이렇듯 생과 사의 갈림길이 된다 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가 판매자님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인공 배양종이라면 그 사실을 표시만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와는 반대로 온실에서 기르시는 분들도 알아주셔야 할 사항이 있는데요.
위에서 언급했듯이, 인공 배양종 난초는 이미 우리들 난실에 파고 들어온 지 오랩니다.
심지어 난초를 유통하시는 분들 조차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실생과 거의 100% 같기 때문에.
얼른 알아차리지 못할 뿐. 특히나 중투같은 화려한 무늬종들은 거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개체들이 알게 모르게 유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그렇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잘 키워온 이유는?
기르시는 분들의 기술이나 환경이 특별나게 좋아서가 아닙니다.
인공 배양종 자체가 실생과 99.99% 똑같은 판박이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온실에서 기르시는 분들에게는, 인공 배양종이라도 전혀 문제 될것이 없다 는 것이고.
따라서 이 글을 보시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산채한 난이 아닌 구입하신 난초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실생과 같아지기 때문에.
저를 포함 아무리 오랜 경력을 자랑하신 분이라도, 결코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는 것이며.
이런 이유로, 내 온실의 난초는 100% 실생이라고 장담을 할 수 없다 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잘 기르고 계시잖아요? ㅎㅎㅎㅎ
오늘의 글은 이것으로 마치면서,
다음 글은, 지난번 구입시 단엽끼가 있다든지 성깔좋고 배골깊고 어쩌고 했던 난들이,
4~5개월 정도 지난 이 싯점에서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사진과 함께 올려보겠습니다.
틀림없이 말씀 올리지만, 당시 구입시에도 판매자의 말을 믿어서 구입한 것이 아닌.
의심하면서도 사실을 밝히고자 구입한 개체들인데요.
제 생각이 맞는지. 아니면,
선대에서부터 산채경력 합치면 50년 이라고 뻥을 치던,
경상도 소재 산채하시는 분의 말이 맞는지, 확실하게 가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