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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글터

    작성일 : 19-05-21 16:33
    蘭중일기 2
     글쓴이 : 설향난원
    조회 : 1,139  


    2.

     

    식사를 하고 장터로 돌아오니, 경매대 위 난분 줄이 한층 늘어나 있었다.

    경매시간이 다가오자 상인들은 미처 팔지 못한 종자목들을 조금 손해 보고라도 팔아 자금이 묶이는 것을 막으려는 심산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선 절호의 찬스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예전과 달리 명명품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명명품 이라 해도 오랜 역사를 가진 태극선은 말할 것도 없고,

    근 이삼십년 동안 묵직하게 촉에 백 만원 대를 유지하던 품종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었다.

    특히나, 신라, 일월화는 태극선의 비극적인 말로를 재연하지 않기 위해

    난계 거상들이 안간힘을 써서 잡고 있다는 풍문이 무색할 정도로

    요 몇일 사이에 그 가치가 내리막 일로를 걷고 있는 듯했다.

     

    얼마 전 우리 난실을 방문한 예의 난계거상 한 분도 태극선과 같이 좋은 품종에 값싼 가격을 형성하는 국민난초들을

    농가에 무료로 배급하여 수익을 창출하게 하면 난초 대중화가 목전이지 않겠냐는 야심찬 포부를 읊은 바도 있다.

    하지만, 일반 화훼와는 달리 배양이 까다로워 종자목 번식에 어려움이 많은 한국난초가 대중과 만나기는

    글쎄, 어째 요원해 보인다.

     

    일월화의 가격하락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지요.

    이런 초자의 심경이 눈에 보이기라도 한 듯 나대로 씨가 말했다.

    이어,

    난초 큰 시장인 중국에서 일월화를 대량으로 구입한 뒤 무한대로 촉수를 불려 내달께 배로 실어와

    국내에 뿌린다는 소문이 상인들 사이에 자자했답니다.

    그 소문으로 일월화를 고가에 구입하여 배양 중이었던 소장가들이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원전에도 못 미치는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앞 다투어 내다팔기 시작 했구요.

    형수님이 바로 그 결과를 지금 눈앞에서 보고 있는 거구요. 했다.

     

    하지만, 나대로 씨. ‘신라사천왕같은 경우는 일본에 헐값에 팔려나갔다가

    오히려 고가에 역수입 된 것이라 알고 있어요.

    내가 말하고 내가 놀랬다. 서당 개가 풍월을 읊은 격이다.

     

    오호~그러게요 형수님. 어느 경우든 우리나라의 좋은 종자목이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 일은 막아야 합니다.

    국내 난초 시장의 안정을 꾀한다는 면도 있지만, 우리고유의 종자목이 타국으로 넘어가

    배양종으로 둔갑되어 배포되는 것이 무엇보다 염려스러운 일이지요.

     

    그렇다면 그들에게는 안 팔면 되지 않아요?

     

    형수님. 그게 그리 말처럼 쉽지가 않답니다. 난초시장은 대략 세 부류로 나눠져요.

    난초가 돈이 된다는 걸 알고 난초를 산채하러 다니는 현대판 심마니인 난초 산채꾼들,

    그 산채꾼들에게 저렴하게 난을 구입하고 소장가들에게 몇 곱의 값을 매겨 파는 상인들,

    마지막으로 난초를 사랑하고 배양하는 것을 낙으로 삶는 소장가가 있어요.

    넷 망이 발달한 지금에는 모두가 산채꾼이자 상인이자 소장가임을 자처하며 그 경계가 모호해 지고 있지만요.

    상황이 이러다보니, 이전에 막대한 부를 창출하던 상인의 입지가 졸지에 난처해지면서 그들은 살길을 모색하게 되지요.

    참으로 기발한 형태로요.

     

    기발하다면?

     

    그 대표적인 것이 조작이지요.

    앞서 언급한 화학약품을 이용해서 색감이나 무늬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버리거나,

    일명 인큐베이터 안에서 24시간 가온해서 무한대로 품종의 수량을 조절하거나,

    조직을 배양을 해서 그 품종을 통째로 개량한다거나..이 외에도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그 예는 수 없이 많답니다.

    문제는 이러한 실태가 난계에서 암묵적으로 먹히고 있다는 사실 입니다.

    공히 애란인 이라 자처하는 난계 모든 인사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그 책임을 전적으로 구매인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덩달아 상인들의 돈독은 극에 닿아 돈이 된다면야 한국난초라도 팔아 역수입이든 뭐든 개의치 않는다는 겁니다.

     

    큰일이군요.

     

    그러니 형수님. 난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랍니다. 하며 이죽거렸다.

     

    이상한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나는 번개를 맞은 듯 생각이 나서,

    그래, 그래서 어찌됐나요? 납치말이에요 물었다

     

    웬걸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사람도 몇 있었지만 <그것>이 감쪽같이 사라진 다음에야 어쩔 도리가 없었지요.

    일 년이 지난 지금도 안타깝긴 매한가지지만 난초는 인연초라 했으니 그 인연을 바랄밖에요.

     

    나는 맥이 빠졌다. 범인을 찾아내 요절을 냈을 거란 드라마의 한 장면을 기대한 나로서는 여간 실망스러운 게 아니었다.

    게다가 조금 전에 이야기 값으로 그 비싼 한우를 사지 않았는가.  

    그건 그렇다 치고 나대로 씨의 말을 듣고 나니 병아리 안목으로 난초를 샀다간 남편에게 경을 칠 게 뻔할 노릇이고

    빈손으로 갔다간 큰 소리 치고 박차고 나온 내 체면이 말이 아닐 테고.

     

    이런 내 깊은 시름은 아랑곳 않고 경매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기계음과

    여기저기서 실랑이를 벌이는 상인들의 볼멘소리,

    줄지어 선 춘란들의 비명소리,

    지구가 묵직하게 자전하는 소리가 한데 섞여 나를 휘감아 돈다.

    ​아..나는 어쩌다가 이 빌어먹을 토끼 굴에 발을 들여 놓았단 말인가

     

        d0c6fcd010a0e75bb585f6d31461f73b_1558423         이제 그만 나도  그것처럼 <사라지고 싶다>. 그 무엇의 형태로든지 말이다.

     

     

     

     

     


    작천 19-05-22 09:45
     
    설향님의 '蘭중일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경매장터의 풍경을 맛깔스럽게 표현해주시는 글솜씨가 매력있습니다.
    진리 19-05-23 22:41
     
    설향님 닉네임처럼 정말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제가 근간에 본글중 가장 잼나고 감동주는 수필이네요...
    소소한 일상을 직접 눈과 귀로 보는듯 잘 표현하셨는데 본격적으로
    글을 써보시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난은 그냥 남편분께 맞기시구요~~^^
    과일 19-05-26 17:37
     
    정말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난곡 19-06-01 10:50
     
    설향님 ! 수필 잘 읽어습니다  난 계의 현실을 일부분이나마  잘보셨네요~`
    그러나 설향님 난계를 보신게  안이라  시전을 보시고  蘭中 일기를쓰셨는데
    제목을 亂中 일기로 바꿔야  올를것 같네요 수박을 접하지못한 사람이  박속과
    같이 힐것이라는 어설픈 난인들의 말만듣고  붉은색  수박속을  다른사람에게하얀색이라
    전했다면 얼마나  황당한 일일까요``  현대에왔어  우리 蘭 선인들이 난을 보며  마음을
    다스리고 소중히  품종을 계발하고  난이 자라는 모습과  섭성을 본받으려 노력하며  시작된
    우리난 계가 상업화되면서 진흙탕으로  변한게  사실이지만 아직도 사대부의  스승이라 일컷는
    난을 가까이에서  사심없이  바라보는  난인들도  수천에  이르고있습니다~`

    설향님!
    난계를  이원화해서  보셔야  할것입니다
    1.蘭.을  인간의  스승 으로  바라보며  모시는 난계
    2,蘭,을 상품으로 보고 길으는 난계

    설향님 아주  해학적인 글  한번 소게 할게요
    방낭 시인 김삿갓(김시집)에  얼인  이야기입니다
    김시집이  방랑하다 어느촌락에  묵게되엇는데
    그집 처녀와 동침을 하게되여  정분을 나누고나서
    김삿갓이 이르게말했데요毛多孔大 하니 必他先人過라
    그소리를 듣고 화가난 처녀왈 北村草綠은 不水長이요 南村果栗은 十月界라
    그소리를듣고난  숫총각이든  김시집이 백배사과하고 경험하지
    못하고 자기생각대로  한말이  부끄러움을 한탄 했다는 일화가  있드시
    난계를 다시알고 배워셔야  될둣 합니다

    현세 에 팔지못는 물건은 없습니다 금전과  무관한  세상은 이제  없습니다
    스승이  제자에게  지식을 팔고 장인들이  기술을  전수하는게  안이이  팔고
    있는 세상 입니다 어느  장바닥이나  어느 장사  세계와  마찬가지입니다  난도 
    스승이  안인 상품이라면 다른  상품처럼  짝퉁도 저가품도  고가로  파는게 
    이상한  일이  안일것입니다~``


    설향님  !
    세상에는  여러가지  무기가있습니다
    전쟁터에쓰는  장군의  대도
    주부들이  음식을  조리할데 쓰는  식도
    글쟁이가 쓰는 필이 무기입니다
    이무기들을  잘다루면  장군은  영웅이 될것이고
    주부는 숙수가될것입니다
    그러나  필은  잘쓰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좋은지식과
    배움의  유익함을 주지만  (글)무기 들을  잘못 슨다면  살인도구로  절락
    한답니다  설향님  글 중에  어느  특정인의 아픈 신체부위를 거른하며
    다룬  부분에 되해서는 시정 하셔야  될것 같네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장해를 입을수
    있고 또  내  가족도  장해가올수있습니다 장해를 입은  그분도  분명  이름이 있을진데
    여러  수천명이  접하는 이곳에서  아픈  신체부위를 이름으로  쓴다면 분명  그분게 
    잘못을  빌어야  마땅 하리라  생각 됩니다


    설향님!
    글속에  등장 하는  그대로  라는분이  우리  난계를 전부  안다고  생각하시면  실수하는
    겁니다 네가볼데는 수박속이  박과같다고  가르침을 주는것을  보니까요
    시전  잡배들란  말이있습니다  장돌뱅이들  말입니다  蘭.을 돈으로만  보는  인간들
    말입니다  모쪼록  난계에  발을  너어서니  토끼굴이  안인  활기차고 먼  미래가  보이는
    蘭 장판을  보시가  바랍니다~`
         
    설향난원 19-06-02 15:17
     
    난곡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난나라 19-06-11 09:06
     
    설향님 글속에 많은 것을 더 알수 가 있는 기회르 만들어 놓았군요.
    작천님 진리님 과일님  난곡님의 해답으로 인하여 난계가 한발 앞서는 기회가 될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난계 에서도  지식보다는 지혜가 더 필요 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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