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海夢中.
30여년간 난을 키우면서 이런 감동은 처음이다.
전혀 예상치 못하던 난에서 절세의 미인 같은 명화가 파다니 놀랄 따름이다.
몇 년 전 입수한 요상한 이름을 가진
난은 잎도 별 볼품도 없고 외형상 귀티가 전혀 없어 귀한
난으로 보이지 않아 애지중지 할 리도
없고 오히려 다른 난에 비해 좀 푸대접을 하였는데,
작년 겨울 꽃대가 올라오더니 쭉 뻗지를
않고 않은뱅이처럼 자꾸 새끼를 치는 듯 하더니 구정이
되니 꽃망울을 차례대로 터뜨리니 5~6개의 꽃이 꽃다발 모양으로 개화를 하는 것이 아닌가!
꽃잎은 연녹에 윤기가 짜르르 흐르고 설판은
고급 벨벳 원단 같은 솜털을 가지고 광채가 나고
은은한 향기까지 슬슬 뿌리니 보면 볼수록
꽃의 매력에 빠져드는 정말 고상한 난인 것 같다.
난의 이름을 왜 운해몽중이라 지었는지
알듯하다.
높은 산에 올라 발 아래 운해를 내려다
보다가 잠시 눈을 감고 꿈을 꾸어 신선놀음을 하다가
만난 난이 바로 이 운해몽중으로 어느
분인지 작명을 참 잘 한 것 같다.
잎은 영락없이 우리 집 뒷산의 투박한
민춘란 잎과 같아 부드러움을 찾을 수가 없는데 어떻게
이런 명화가 피는지!
일본과 중국의 난 사이트를 다 뒤져보아도
똑 같은 난은 없고 일경 구화처럼 꽃이 피는
중국 혜란 목단의 변이종 같은데 꽃이 다발로 피는 종은 없어 희귀한 난임에 틀림없다.
이 운해몽중은 지인한테 분양을 받았지만 입수 경위도 잘 모르고 꽃을 본 적 없다고 했다.
꽃의 아름다움이 극상이고 희귀종 중의
희귀종인데 입수 경위를 모른들 무슨 문제겠는가.
지금까지 보지 못하던 구극의 난이고 보는
것 만으로 하루 종일 즐겁다.
운해몽중의 꽃을 본 사람은 난 나라 김사장님
내외분과 소인 밖에 없는데 이제 난 나라의 글터에
올려서 애란가 여러분들도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회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