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무해 전에, 백열아홉살 되었다는 노인을 만난적이 있어.
당신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 많은 늙은이라고 하더라.
여든 살 즘 된 '애들'이 자기하고 맞먹다가 나이를 알고 깜짝 놀라며 대개는 이런 질문을 한대.
"오래 사는 비결이 무엇이오?"
그러면 자기는 이렇게 대꾸한다는 거야.
"내가 오래사는 비결을 일러주면 자네 오래 살 자신 있나?"
오래 사는 법을 안다고 해서 오래 사는 것은 아니거든.
오래 사는 비결을 물은 사람이 무안 머쓱해하면 한마디 더 해준다는구나.
"오래 사는 비결이 뭐가 있겠소? 난 그런거 모르오. 그냥 하느님이 아직 안 데려가니까 이렇게 살아 있는 거지."
백열아홉살 된 그 노인의 이 한마디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인간의 삶에 대한 진실이 그 말에 담겨 있기 때문일거야.
그래, 사람이 자기 힘이나 노력으로 사는 줄 알면 그건 잘못 알고 있는 거지.
오래 살고 싶다고 해서 오래 사는 건 아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