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이가 87세이신 울 엄니...모습입니다.
참으로 세월앞에선 어쩔 수 없으시네요.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나 16년동안 살다 해방되어
오빠(저로선 외삼촌)만 일본에 남으시고 어머님의 부모이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따라 고국인 한국으로 나와 살게 된 곳이
바로 여수시 소라면 덕양입니다.
한국말(글)을 잘 몰라 혼자 터득하시면서 생활하셨죠.
하지만 셈은 계산기 보다 빠를정도로 잘 하셨지요.
하루 장사(여수↔전주)를 하고 돌아와 거래장부에 적힌 금액을
어머니는 암산으로 아내는 계산기로 셈을 하였는데 어머님이 판정승...
지금도 글을 쓰시면 받침은 무시한답니다(일본식) 그래도 우리는 다 이해하구요. ㅎㅎ
몇 년 전...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대퇴부 골절상을 당하신 이후론
먼 거리는 힘들어 혼자 걷기가 힘든 상태입니다.
전... 울 엄니만 생각하면 너무나 고맙고, 사랑하고, 존경스럽답니다.
아버지는 계셨었지만 남편복도 없으셔서 여자의 몸으로
자식들과 손주들까지 열 식구를 힘든 장사를 하면서 혼자 책임지셨으니...
다행이도 어머니와 아내는 이렇게 만나면 너무나 좋게 지내기에 전 행복합니다.
울 엄니는 제 말 보다는 아내 말 만 신뢰하는 편입니다.
그래도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ㅎㅎ
전 종교가 없지만 아내는 어려서부터 천주교를 다니는 신자중에 신자입니다.
하지만 휴무일인 일요일에 어머님 뵈러가자고 하면 성당엘 가지않고
바로 따라 나섭니다. 매사에 가정사 우선으로 생활해 주는거죠.
그리고 지금까지도 제게 종교에 대해 강요하지도 않는답니다.
전 이런 아내가 너무 편하고 좋습니다.
제 동생들에게도 최고 인기있는 형수이지요.
저 보다 즈그 형수를 더 좋아하고 따르거든요. ㅎㅎ
어머님과 오래오래 마주하고 싶습니다.
이제 더 아프지 않고 건강하셔서
제가 칠순을 맞이하는 것도 지켜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