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간이 좀 한가해서 현탁님과 함께 점심을 먹고 집에 와 보니
현관 앞에 박스 하나가 도착해있었습니다.
아--- 올것이 왔구나 하는 마음에 박스를 들고 들어가 떨리는 손으로 포장을 뜯었습니다.
다섯겹의 포장에 정성 정성으로 포장한 그 속에는 3촉의 복륜이 있었습니다.
한참을 멍하게 난초를 그냥 두고 쳐다보았습니다.
아니,,, 나를 보고있었다고 하는 말이 옳았습니다.
베란다에 나가 담배 한대 쭈욱 빨고 정신을 가다듬어 들어와 난초를 심었습니다.
얼마전 난나라명명품 장터에서 홍송이 경매에 올라왔는데 경매에 올린 분은 소운님이였습니다.
출발가격이 15만원였는데 제가 운좋게 20만원에 낙찰을 받았습니다.
몇일 후 소운님께서 저에게 전화가 와서 세력이 약한 난초를 20만원에 낙찰되어 송구하다면서 다른 난초를 또 보내 주시겠다고 말씀하시더니 드디어 오늘 이렇게 난초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받은 난초의 포장을 뜯자니 소운님께 고마운 마음도 들지만 내 자신이 부끄러운 마음에 손이 떨리더군요.
행여 냉해나 입지않을까 걱정되어 정성을 들여 몇 번을 애워싼 포장을 뜯고 난초를 꺼내어 보니 난초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보였습니다.
난초를 보면서 남을 보지 못한 내가 그렇게 부끄러울 수 없었습니다.
멍한 마음에 베란다에 가서 담배 한 대 빨고 정신을 차려 난초를 난분에 심었습니다.
난초를 심어면서 애란인이라면 정녕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소운님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알게되었습니다.
난초를 보기 이전에 사람을 먼저 봐 주는거,
오늘 제가 소운님에게 받은 것은 3촉의 복륜보다 아름다운 애란인의 마음을 받았기에 너무 감사하여 이 글을 적어 올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