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얼굴이나 보자며 오란다
2시간을 밍거적거리며 버팅기다 잇빨만 닦고 고양이세수를 하고 기차를 탓다
동기나 아랫사람의 약속이라면 캔슬때리고 싶었으나 모처럼 선배의 전화를 받고 목적지에 내리니
선배가 빙그레 웃으시며 반기신다
' 괜히 부른거 아닌가 모르겠다? '
' 다시 돌아갈까요?? '
점심꺼리 사가자며 식육점으로 들어간다
' 오랜만에 육보신하게 소고기 먹읍시다 ' 인상 존 웃음을 날리며 알았다며
' 니 형수 장날이라 장보는데 가보자 '라며 앞장을 선다 날씨가 꾸무리해서인지 장터가 을씨년스럽다
형수는 양 손 가득 물건을 사서 시골장터 모퉁이에서 형을 기다릴 것이며 무료해 호떡을 사거나 붕어빵을 샀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그럴거란 생각으로 장터에 들어서니 아니나 다를까 종이컵에 담긴 호떡을 맛나게 드시고 계셨다
' 그게 그렇게 맛있을까? ' 형은 타박아닌 구시렁거림으로 한옆에 놓인 봉투들을 집어들고는
' 더 먹을거야? ' 형수는 빙그레 웃으며
' 하나만 더...' 형은 2개를 더 사서 나보고 들어라 하신다
' 형수 별고없었지요? '
형수는 아이같은 웃음뒤로 먹든걸 숨기며
' ㅎㅎㅎㅎㅎ 별고 있을게 있나요? ' 라며 형에게 빨리 가자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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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형수의 작업실에서 그간 그려놓은 그림을 감상하고
형이 앞장을 서며 베란다로 자길 따라 오라한다
' 몇칠 전에 부모묘에 갔다 오는 길에 본 넘인데 색깔이 있어보여 가져왔다 '
자세히 보니 한잎에는 반이 있고 전체적으로 노란 색이 군데 군데 덧칠하듯 묻어있었다
햇빛반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긴 한데 아리 딸딸했다
' 민춘란은 아닌거 같으네...... '
' 그렇체 ? 그라마 니 가져 가라 '
' 진짜가 '
' 임마 속고만 살았나 ........... 잘 키워서 물건 만들면 술 사라 '
' 물건 안되도 술 살게 '
형수는 차 마시자며 거실로 부른다 형수는 난초가 맞냐며
' 부모 묘터 옆에 있지 뭐예요 형이 동생 준다며 정성스레 캐 와서요 '
두 분의 인품을 아는지라 민춘란이라도 소중히 키우리라
형수는 술 한병을 내 놓으며 요즘 형이 술을 안 마신다며 쇼핑백에 여러가지를 챙겨 넣어주신다
' 이 사람 벌써 가라고? 갈때 준비해 너 한잔 더 할래???? '
' 이거 나 준다며 술은????'
' 여기에서 멀지 않는 곳에 니 형수 후배가 이사왔는데 바깓양반이 주태백이야 지난 번에 오라했는데 너 오면 같이 가려고 미루고 있었어 '
형수는 그 쪽에 연락을 넣고는 머플러를 두르고 형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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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2년 간 술을 끊은 형과 나는 그 집 바갇양반과 모두 떡이 되어 다음 날에 같은 장소에서 아침인사를 주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