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줌빨에 들어 난 소심
지난 번에 간 산에서 야리끼리함을 느낀 짐승이 금일 그 옆산을 탐란하기로 했다
오후부터 찬바람이 몰아친다하니 2시쯤 하산하기로 하고 짐승을 연신 헛기침을 해대며
'짐이 왔노라' 산신령에게 고하고는 비수같이 숨어들었다
호리병형태의 지형을 이룬 인공조림으로 제법 형태를 갖춘 곳으로 아늑함이 황금빛 갈비가 비단처럼 깔려있었다
초입에는 갈비가 뚜겁게 형성되어 4부 위아래 10M를 번갈아 파도타기를 하며 들어갔다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맷돼지 놀이터에 당도하여 영역표시의 예를 치루고 앞품을 여미는데
알라들이~
알라들이 쑝~~~~~쑝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보아하니
동 남향쪽으로 여인네거 머리를 베고 누운 지형이다
이런 곳을 그냥 지날칠수가 있단 말인가 ....
보시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세차게 내지르는데
그 아래에 먹빛을 한 애기들이 무리를 지어 날 쳐다보는게 아닌가
흐~~~~ 유구무언이다
잠시 숨을 고르고 주위를 살피니 엽성과 모양새가 참한지라
한참을 구경하고 일어서려는데 꽃망울이 보이는게 아닌가
하얄 순백에 포의를 가진 저건 까보지않아도 틀림없는 소심
참으로 묘한 인연이다
항상 적선하듯 내리갈기는 자리 옆에서 필연처럼 접하게 되는지라
이 친구를 만나면 산채는 인연이 만들어 주는 귀한 축복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 어떤 품종을 만났을 때보다 더 큰 희열을 주는 난초가 나에겐 '소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