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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초이야기

    작성일 : 17-12-05 10:07
    산수유(山茱萸)이야기 (月刊 蘭世界 2016.2월호 연재)
     글쓴이 : 녹제
    조회 : 1,478  

    산수유(산수유:山茱萸)이야기

     

    반짝이는 붉은 열매 귓볼가에

    마른 잎새가 서걱 거린다

    삭풍에 가을비가 소름을 털어내면

    뒤틀린 무릎 덜컥대는 겨울 어귀

     

    험상궂은 세월에 거역하다

    길들여져 가는 나뭇가지처럼

    발끝 닿지 않아도 튀어 오르는 빛으로

    종내는 익혀지고야 마는 숙명처럼

     

    제 몸 감고 허우적이다 비척대는

    때로 해독 불가한 마른 갈증은

    흘기듯 지나치는 빛살로 보태가면서

    나름 연륜으로 턱 받치며 붉어 간다

     

    거친 고목 피 둘레에서

    들뜬 마음을 감춘 봄노래가 숨어 맴돌 때

    울컥 쏟아놓는 울음보 같은 삭풍 길목마다

    천지사방을 덧칠하려는 빨강의 의미는

    한 시절이 갈무리 되는 서글픔일까

     

    가을을 잊기엔 조금 이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날들이 계속 되고 있다.

    예년보다 훨씬 더 높은 기온이 유지되고 있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아니더라도

    매서운 한파 속에서 손 호호 불어가며 오들거리며 떨던

    어린 시절 겨울과는 많이 다른 추위란 것은 이미 오래전에 느낀 바이다.

    썰렁한 기운이 드는 날씨이긴 하지만 겨울이라고 실감하기엔 조금

    부족한 것 같은 날씨여서 무엇을 입을까 옷을 선택하기에도 조금 애매하다.

    근무하는 사무실도 에너지 절약에 대한 강박 관념이 있다 보니

    어지간한 날씨에는 난방이라고 하는 말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썰렁한 기운에 주섬주섬 겉옷 한 개 더 주워 입고 나서 창밖을 보니

    금방이라도 진눈깨비가 내릴 것처럼 하늘빛이 어둡다.

    2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창밖을 내려다보니 창 아래 서너 그루 심어진 나무에

    붉은 물감을 덧칠한 것 같은 아주 맑은 선홍빛 열매 송이가 나무에 매달린 채

    바람결에 이리저리 정신없는 고패질을 계속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잎은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에 반쯤 마른 채 매달려 있는

    약간은 쭈글쭈글한 느낌이 드는 산수유 열매이다.

    이제껏 여타 야생에서 자생하는 약초 이야기들을 이어 오면서

    왜 이렇게 우리 곁에 가까이에서 우리 몸을 돌보고 있는

    산수유에 대한 이야기를 무심히 넘겼을까 하는 자괴심으로

    느적느적 산수유에 관하여 기술된 고서를 뒤적이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의 산과 계곡에서 가장 이른 봄에 흔히 볼 수 있는 빛깔은 노란색이다.

    그것은 추위가 물러가고 산과 들에 봄빛이 비추이기 시작하면서

    가장먼저 봄을 알리며 피어나는 꽃이 바로 생강나무와 산수유 꽃이기 때문이다.

    생강나무와 산수유는 꽃보다 잎이 먼저 돋아나는 나무들이다.

    생강나무는 자연스럽게 산과 계곡에서 자생하는 나무여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인데 비하여 산수유는 중국이 원산지로서 약용 및 관상수로 임의로

    식재한 나무이기 때문에 거의 농가 주변이나 폐가, 혹은 화전(火田) 주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나무란 점이 차이라면 조금 다른 차이라 하겠다.

    생강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지난 호에서 소개한 내용이어서 생략하기로 하고

    이번 호에서는 산수유에 대한 이야기만 소개 하고자 한다.

     

    산수유는 다른 나무들이 한참 자고 있을 추운 계절 끝에 벌써 꽃망울을

    부풀리고 피어난 후 눈발이 날리는 12월까지 가장 늦게 열매를 매달고 있는

    생명력이 아주 강한 나무중 하나이기도 하다.

    노란 꽃송이들이 가지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매달려 피어나는 모습도

    장관 이지만 늦가을엔 빨간 빛의 열매를 나무 가지마다 가득 매달고

    출렁이는 모습은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아름다움을 가졌다.

    게다가 조금 이른 겨울엔 빨간 열매위로 하얀 눈을 소복이 이고 있는 풍경은

    아름답다 못해 애잔한 안타까움까지 안겨 주기도 한다.

    산수유는 우리나라 중부이남 지방에서 흔히 관상수로 많이 심고 있는

    약용 및 관상수이다.

    산수유(山茱萸)라는 이름은 살이 통통하고 윤택한 빛이 나는 열매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돌대추라는 뜻으로 석조라고 부르기도 하며

    살이 많은 대추라는 뜻으로 육조라 부르기도 한다.

    산수유는 씨앗을 과육에서 발라 낸 후에 술에 적셔서 찐 후에 약으로 이용 하는데

    맛은 시고 떫으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다.

    산수유는 약용으로 이용 할 때는 반드시 씨앗을 분리하여 이용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산수유 과육은 원기를 강하게 하고 정액을 가두어 간직하는

    효능이 있지만 씨앗은 그 반대로 정액을 미끄러져 빠져 나가게 하기 때문이라 한다.

    그래서 산수유로 술을 담글 때도 반드시 씨앗을 제거한 후에 담궈야 하는 것이다.

    산수유는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강화하고 보익하는 효과가 크다 한다.

    그래서 신()이 허하고 조루증과 발기부전을 다스린다.

    또한 정액이나 땀을 거두며 유정, 몽정등을 다스린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텔레비전에 나온 산수유 광고를 하던 문구를 가만 생각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난다.

    남자한테 차~암 좋은데, 남자한테 증~말 좋은데... 뭐라고 표현할 바앙뻐비~ 음네...”

    얼핏 들어보면 구수한 사투리에 담긴 익살이 재미있게 생각되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정말 좋긴 좋은 약재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고서(古書)에서도 산수유는 신라의 제 48대 경문왕이 대나무 숲을 모두 베어내고

    그곳에 선택하여 심은 나무가 산수유라 하니 왕도 효능을 실감하고

    선택하여 심을 정도로 정력에 좋은 나무가 아닌가 싶다.

    필자도 몇 해 전에 이 산수유의 과실을 버려진 화전(火田) 어귀에서 한 자루를 수확하여

    잔뜩 가지고 와서는 이 산수유의 씨앗을 과육에서 분리하기 위해

    한나절 동안이나 고개가 아프도록 작업을 했지만 겨우 한주먹밖에 되지 않아서

    너무 힘들어 포기해 버리고 겨우 소주 한 되 정도 우려낼 양만 남기고 나서는

    모두 회사 동료들에게 나누어 주어 버렸던 기억이 난다.

    무릇 좋은 약재란 그 약성만큼이나 재료의 손질에 정성을 많이 쏟아야 한다는

    옛 성현들의 말씀이 실감나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항상 언급 하듯 좋은 약재라고 해서 무조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산수유 역시 약으로 이용 할 때는 주의 사항이 있으니

    도라지와의 혼용은 적절치 않으며 정력이 강한 사람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사실 약성을 기술할 때 남자한테 좋은 약초라 하면 남자에게만

    좋은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남자의 양기에 좋은 약초라면 더운 성질을 가진 약초를 말함인데

    이런 따뜻한 성질을 가진 약초를 여성이 복용하게 되면 음에 양을 더한 격이어서

    여성들의 냉을 다스리고 차가운 몸을 덥히므로 더 좋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산수유 역시도 여성이 복용하게 되면 허로를 다스리는데

    아주 좋은 효험이 있다 하니 남자와 여자를 막론하고 우리 생활과 건강에

    커다란 도움을 주는 약초라 아니 할 수 없겠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산수유가 생산되는 전남 구례의 산동면은

    봄이 올 때마다 산수유 꽃을 담고 싶어 하는 카메라맨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장면을

    텔레비전 뉴스에서 많이 보아 왔었다.

    필자도 꿈에 그리던 산수유 군락지를 카메라 둘러메고 한번쯤 다녀오고

    싶기도 하지만 사는 일이 녹녹치 않다보니 매년 봄이 올 때마다

    머릿속에만 맴돌고 있는 희망 사항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해의 일몰이 저물어 갈 때면 일년동안 망설이다가 접어버린 수많은

    서성거림을 함께 거두어들이고 또 어디에서부터 발길을 놓아야 할지 모호한

    절망과 희망의 경계에서 세밑을 맞이하곤 한다.

    서로가 서로를 놓아주지 않으려는 지는 해와 뜨는 해 사이에서

    간혹은 내 안에 교차로를 품은 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에게 아무 조건 없이 추월당해 가면서 달려온 길 끝에

    잠깐 호흡을 거르다 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 어김없이 빈손으로

    다시 돌아와 나앉은 자신을 발견 하곤 한다.

    내일은 좀 나아지려나?

    새해엔 조금 더 새로워질 수 있을까?

    헌 책갈피 마냥 너덜해진 주름 사이로 질펀한 희망이 조금씩 스며온다.

    녹제/조연상


    백화소심 18-01-16 16:46
     
    산수유의 꽃이 가장  빠르게 피는 꽃으로 알고 있는데
    꽃과열매가 모두 귀중한 한약재료가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감사 합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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