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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초이야기

    작성일 : 18-01-16 12:30
    감나무 이야기(月刊 蘭世界 2013.1월호 연재)
     글쓴이 : 녹제
    조회 : 960  


    위태롭게 흔들리는 간대 끝에

    빛바랜 초록이 매달려 운다

    동구밖 먼발치 내 달리던 동무는

    어느새 하얀 서리를 머리에 이었다

     

    ~ 비어가는 공간속에

    촛점잃은 절망이 먼지처럼 쌓이고

    지나친 정오가 추억을 만들기 시작하면

    담장 너머 알알이 매달린 청춘

    수많은 이야기들로 붉어가고

    촌부는 어느새 허리가 휘인다

     

    유난히 파란 하늘은 가을 탓인가

    볕이 짧아 새기지 못한 사랑

    찬 서리맡에 여미고

    추스려 담지 못한 아쉬움만

    절망이 되어 우수수

     

    고향처럼 둘러쳐진 울타리 너머

    덩그러니 매달린 그리움이

    저무는 황혼속에 붉은 빛을 토하고

    차갑게 식어가는 노을만이

    서러운 이별을 품고 있다

     

     

    <감나무 이야기>

    감나무처럼 우리의 고향을 지키는 향토 내음이 강한 나무도 없으리라.

    언제나 고향을 찾을 때면 싸립문 옆에서 굳건히 대문을 지키고 서있기도 하고

    꼬리치며 쫓아 나오는 바둑이의 집 그늘이 되어 주기도 한다.

    또한 봄에는 노란색의 감꽃이 피었다가 미처 시들기 전에 땅에 떨어져서

    예전 먹거리가 귀하던 어린 시절에 좋은 군것질 거리가 되기도 했고

    옆집 순이와 돌로 쌓인 담장 아래서 소꿉놀이를 할때면 감꽃을 길게 실에 꿰어 이으면

    훌륭한 신부용 목걸이가 되기도 했다.

    그 감꽃 목걸이가 하룻밤 정도 더 마르고 나면 색이 약간 검게 변하면서

    더 쫄깃한 단맛을 냈었고

    "나는 하나 먹었는데 넌 왜 두개 먹니?" 하며 티격태격 옹알진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여름이면 감나무 그늘은 참으로 시원한 느낌을 준다.

    감나무 잎은 엽육이 아주 두꺼워서 햇빛을 완벽하게 차단하고 반사열이나 복사열이 없이

    거의 모든 열과 빛을 흡수 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름철 감나무 밑에서 잠시 누워 있노라면 지신도 몰래 스르르 잠이 들곤 한다.

    간혹은 감나무 잎에 붙어 있던 노랑쐐기란 놈이 나뭇잎과 함께 떨어져 오수에 젖어

    뒤척이던 팔뚝 언저리라도 스치면 섬찟한 느낌과 함께 찾아오는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

    할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그 독성이 어찌나 강한지 어깨쭉지며 갈비뼈까지 독이 퍼져 움직임이 곤란했고

    그 통증은 거의 보름 정도나 지속이 되었으니 쐐기 중에서도 감나무 잎을 먹고 자라는

    노랑쐐기나방의 애벌레인 노랑쐐기가 쐐기 중에서도 가장 독한 쐐기가 아니었나 싶다.

     

    가을철의 감나무는 누구나 시인이 되게 한다.

    코발트빛 높은 가을 하늘을 이고 서서 붉게 익혀 가는 알알이 소담스런 감은

    가을이 결실의 계절임을 알려주어 넉넉한 풍요로움을 안겨 주기도 하고

    고향을 떠나 방황하는 탕아들에게 포근한 어머니의 품을 생각나게 하여 눈물 지으며

    돌아오게도 하는 묘한 마력을 지녔다.

    파란 하늘을 우러러 살며시 눈을 감게 하여 멋진 한 줄의 글을 떠올리게도 하고

    또한 멀리 떠난 그리운 사람에게 한통의 편지도 쓰고 싶게 한다.

    모든 잎이 다 떨어진 후에도 감은 마지막 까지 계절을 홀로 지키며

    저물어 가는 한해를 아쉬워하는 늙은 촌부들에게는 자그마한 탄식과 함께

    서리를 맞아가며 고통 속에 익힌 달콤한 홍시로 황혼의 서러움을 달래주기도 한다.

     

    또한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감나무를 시수(枾樹)라 하여

    거의 모든 부분들을 버릴 것 없이 귀하게 약으로 이용 하였다.

    감꼭지는 기가 역류하고 구토를 할 때 구토를 멈추게 하는 작용을 하고

    감나무의 뿌리는 피에 원기가 부족할 때, 그리고 여성들이 생리가 지났음에도

    많은 출혈이 있을 때와 이질 등 피가 변과함께 뭉쳐 나오는 경우에도 이용한다 하였다.

    그리고 잎은 물론이요 감꽃과 수피, 그리고 설익은 감을 즙으로 만들어낸

    枾漆(시칠)까지 거의 감나무의 모든 부분들이 각종 창종을 다스리며

    지혈제로도 이름이 높고, 각종 기침과 해수에도 좋다고 한다.

    또한 토혈, 객혈등 피를 다스리며 무엇보다도 현대인의 건강의 중심인 고혈압에도

    대단한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하니 감나무야 말로 우리의 담장 옆에서 묵묵히 굽어보며

    우리를 지켜내고 희노애락을 함께한 우리 삶의 동반자라 아니 할수 없을 것이다.

     

    텅 빈 하늘을 받치듯 이고서서

    언제나 흔들림 없는 굳건함으로 우리를 지켜주던 감나무...

    내가 태어 날 때부터 자리에 있었고 또한 내가 죽어 갈 때까지 그 자리에 있을 감나무...

    어린 아이에게는 어린친구로, 늙은이 에게는 저물어 가는 황혼녘 추억 거리로

    언제나 우리의 동무가 되어 주었던 감나무...

    뿌리에서 부터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잎에 이르기 까지 약으로 쓰이고, 차로 만들어 지고

    또한 호랑이를 도망가게 할 만큼 대단한 우화거리의 주인공인 곶감이 되기도 하며

    돌아가신 조상님께 제를 올릴 때도 가장 귀한 접시에 담겨지니

    감이야말로 우리의 고향과 문화와 정서를 대변해온 나무임과 동시에

    우리와 삶을 같이해온 우리생의 동반자는 아니었을까.

     (월간 난세계 2013.1월호 기고문) 녹제/조연상  


    백화소심 18-01-16 16:52
     
    몇일전에 눈이 쌓여 있는 풍경을 연상케0 하는 녹제님의
    하나달린 감나무가 애처럼게 보이기도 합니다.

    글을 보니 하나달려  외롭다는것이 훈훈한 감이 감도는군요.
    내몫을 다른 데에 준다는 것 까치에게 주기위해 달려 놓은모습이~~~
    좋은글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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